천안 예술의전당 《Hello! 2019! - 돼지 꿈을 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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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예술의전당 《Hello! 2019! - 돼지 꿈을 꾸다》
  • 서현덕 기자
  • 승인 2019.02.12 0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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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1. 문화예술산책

2018년 개의 해가 가고 2019년 기해년 황금 돼지의 해가 왔다. 그런 의미에서 새해 그 시작을 알리는 경기포스트의 문화예술산책  첫 전시는 천안 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오는 17일까지 개최 중인 기해년 특별전시회 'Hello! 2019! - 돼지 꿈을 꾸다'로 결정했다.


현재 활발히 활동 중에 있는 곽수연 · 구교진 · 안효찬 · 여동헌 · 이목을 · 임성희 · 장세일 · 최석운 · 한상윤 · 한효석 총 10명의 작가가 참가한 이번 전시는 제목에서 쉽게 유추해 볼 수 있듯 돼지를 소재로 저마다의 작업들을 풀어냈고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이목을_스마일)                                       (최석운_빈그릇속의 돼지)

최석운 작가는 주로 돼지를 그린다 하여 '양평 돼지 화가'라는 독특한 별명을 가진 중견 화가이다. 텅 빈 그릇 깊숙이 아주 작은 돼지 한 마리가 앉아있는 모습을 그린 작가의 작품은 어린아이같이 어눌한 화풍과 천진한 상상력이 더해져서 작지만 행복한 미소를 머금게 하는 따스함이 깃들어있다.

 

벽면을 크게 뒤덮은 작품 '스마일'은 극사실주의(Hyper-Realism)의 작업을 선보이며 활발히 활동하던 이목을 작가의 작품이다. 그는 중학생 시절부터 보이지 않던 한쪽 눈에 점차 나머지 눈도 시력을 잃어 결국 시력을 완전히 잃은 뒤에도, 붓을 꺾지 않고 스스로만의 작업을 구상하여 이번 전시에 선보였는데, 절망을 딛고 환한 웃음을 표현해 낸 그의 작업으로서 작가가 세상에 고하는 메시지는 가슴이 먹먹해지는 감동을 선사하기에 손색없다.

 

(한상윤_달빛 아래 나만의 세상)                         (여동헌_돼지 시집가는 날)                                                     

여동헌 작가는 앤디 워홀과 로버트 인디아나등, 유명한 팝 아티스트들이 보여주었던 입체 판화(3D serigraphy) 기법으로 만화적 이미지들을 배치하여 탄생한 흡사 팝업북 같은 작업물로 호평받는 팝아트 작가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돼지 시집가는 날'이라는 기해년 돼지의 해의 희망적인 미래를 기원하는 듯 낙관적인 상상을 자아내는 작품을 선보인다.

 

한상윤 작가는 일본에서 만화를 전공한 작가로 돼지를 소재로 한 작업을 주로 선보여 왔다. 작가는 그의 작업 속에 등장하는 돼지를 본인이 부정적으로 바라보던 내,외면의 모습에 빗대어 풍자적으로 표현하였으나, 현재 아내와의 만남을 기점으로 변하기 시작하여 사진 속 행복한 돼지 작업이 탄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환하게 웃는 작품 속 돼지의 모습은 별 이유 없이 마냥 희망적인 기분이 들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구교진_age)                                            (장세일_standard animal_rabbit)

구교진 작가는 조소를 전공한 신진 작가로 철을 주된 마띠에르 로 삼아 작업하며, 국내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젊은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 보여준 그의 작업 'age'는 도살당하고 매달린 돼지를 모델로 삼아 굵은 철사를 주재료로 삼아 한 땀 한 땀 용접하여 제작하였는데, 작업 과정에서 만들어진 그 터치들이 그가 쌓아올렸을 시간과 노력을 가늠케 하여 눈길을 끌었다.

 

자연 속의 동물들이 도시화된 현대의 환경에 맞게 생존에 적합한 위장을 갖춰 진화하게 된다면 어떨까? 하는 엉뚱한 상상이 돋보이는 장세일 작가의 작업은 철을 재료로 제작된 인위적으로 변형된 동물을 차량용 페인트와 우레탄 도장으로 마감하여 완성됐다. 인간의 기준에 맞춰 변형된 동물이라는 포인트는 전시가 흘러가는 맥락을 상상하게 만들어 지적 흥미가 동하게 하는 매력이 되었다.

 

(임성희_ 아무도 모르게 익어가는 달빛)                  (안효찬_우리속의 우리)

임성희 작가의 '오늘은 꿈꾸는 돼지' 연작의 '아무도 모르게 익어가는 달빛'이라는 작품이다.
작가는 작품 속에서 탐욕과 재복이라는 상징을 모두 가지고 있는 돼지를 등장시켜, 현재를 희생하여 미래의 복을 바라는 탐욕스러운 우리네 모습을 반추해 보고, 그것이 과연 진정한 행복일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바라는 행복한 미래도 결국은 수많은 현재, 지금 이 순간들이
만들어 내는 것 우리는 그저 행복을 밀린 숙제처럼 미루는 게 아닐까 하는 씁쓸함이 남는다.

 

안효찬 작가는 우리속의 우리라는 작품으로 행복하게 잠든 돼지 한 마리를 둘러싼 건설 현장 속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직관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선보였다. 인간이 건설한 문명의 이면에 있는 파괴의 현장을 적나라하게 드러냄으로 단순 명료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가슴에 와닿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한효석_모돈母豚)

공중에 매달려 있는 새끼 돼지와 암퇘지 군상은 바라보는 이에게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사람을 닮은 그 표정에서 마리 다리외세크의 소설 '암퇘지'의 돼지가 되어버린 주인공이 연상되었다. 인간의 돼지에 대한 비유는 흔히 탐욕스러운 인간에 대한 비판의 목적으로 허영과 사치에 대한 경계로 끝맺어지지만 사실 돼지는 착취를 당하는 입장에 서있는 동물이다.


한효석 작가의 작품 속 암퇘지라는 존재의 정체성은 수많은 새끼를 낳고 끊임없이 자신이 가진 소중한 것들을 착취당하다가 끝내 도살당해 고기로 전락하는 인간이 가진 탐욕의 희생양이다. 작가는 라이브 캐스팅 기법을 이용해 실제 돼지를 그대로 본떠 작품을 제작하였는데 죽고 나서야 비로소 행복해 보이는 돼지의 모습은 이 전시를 보다 입체적으로 기억되게 한다.


2019년 황금돼지의 해, 재복과 희망을 바라며 돼지에게 입힌 그 ‘황금’이 돼지에게는 어떠한 의미가 있을까, 인간이 영위하는 삶을 위해 늘 그래왔듯 강요한 또 다른 역할이 아니었을까
저마다의 감상을 품고 전시장을 나서는 사람들을 바라보다,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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