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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북수동 274번지엔 무슨 일이 있었나?1인 창작 판소리 극, ‘수원의 옛길을 걷다’

옛길 걷기는 요즘은 대세의 힐링작업이다. 곳곳마다 옛길을 복원하고 차량을 통제시켜 사람들이 마음 놓고 편히 걷게 만들었다. 그런 옛길을 찾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옛길을 복원하고 정비해 관광자원으로 사용하는 것이 요즈음의 트렌드이기도 하다. 어디를 가나 옛길을 만날 수 있고 옛길에 얽힌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옛길엔 역사가 있다. 그리고 옛길에 우리네 선조들의 피와 땀으로 얼룩진 이야기가 있다. 그래서 옛길을 찾는다는 것은 우리의 역사를 돌이켜보는 작업이고, 그 안에 내재된 우리의 사고를 찾는 작업이다. 옛길에서 만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공감을 형성하고 그 안에서 잊힌 우리의 공동체를 찾을 수 있다.

그런 옛길을 찾는 작업을 아트컴퍼니 달문의 젊은이들이 작업해 무대에 올렸다. 수원문화재단 문화예술 지원사업으로 마련했다. 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왜 길을 걸어야 하는지, 그리고 왜 그런 작업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아트컴퍼니 달문은 우리의 옛것을 찾아내는 음악그룹이다. 이들 달문의 회원들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바로 북수동 274번지인 옛 전국 최대의 수원 우시장이 섰던 길이다.

다양한 공연활동 벌인 ‘아트컴퍼니 달문’

아트컴퍼니 달문은 2014년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각처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그런 달문의 회원들이 10월 27일 오후 7시, 장안구 정자동에 소재한 SK아트리움 소극장에서 ‘복수동 274번지 - 수원의 옛길을 걷다’라는 1인 소리극을 무대에 올린 것이다. 이 소리극은 하나의 테마가 있는 이야기를 전개하는 스토리텔링으로 제작됐다.

수원천 곁 북수동 274번지(현재 팔달노인복지관 인근)는 과거 전국 최대의 우시장이 상설됐던 곳이다. 이곳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전해지고 있으며 수원 화성의 북수문인 화홍문과 그 옆에 자리하고 있는 방화수류정을 이야기의 소재로 삼고 있다. 바로 수원팔경 중 두 곳인 ‘화홍관창(華虹觀漲)’과 ‘용지대월(龍池待月)’이다.

‘화홍관창’은 수원천의 물길이 화홍문을 지나 흐르면서 물보라를 일으켜 무지개를 만드는 것을 말한다. 화홍문을 바라보면 지금도 가끔 무지개가 화홍문 앞 수원천에 걸려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용지대월’은 방화수류정 앞에 조성한 용연 위로 떠오르는 달을 말한다. 방화수류정에 올라 용연위로 떠오르는 달을 보고 있노라면 그 누구라도 시 한 수 생각나게 만드는 멋을 지니고 있다.

그런 화홍문인 북수문으로 인해 북수동(北水洞)(행정동 행궁동)이라는 지명을 갖게 된 곳은 지금도 수원천 곁이다. 이 북수동 일대에 가장 큰 우시장이 형성되었던 곳인데 지금은 그 자취조차 찾을 길이 없다. 다만 수원에 아직도 많은 집이 성업 중인 갈비집과 갈비탕집이은 그와 관련이 지어진다.

절로 흥겨운 무대, 북수동 274번지

1인 창작 소리극. 지금까지 수원에서 많은 공연을 보아왔지만 스트리텔링을 이용해 무대를 꾸민 단체 중 내가 손에 꼽는 단체는 한두 곳이 전부이다. 많은 단체들이 스토리텔링을 이용해 무대를 꾸몄지만 실망만 안겨주었다. 물론 연출가나 작가는 심혈을 기울여 많은 연습을 하고 무대에 올렸겠지만 늘 성에 차지 않아 공연을 마치고나면 허탈한 기분만 들기 일쑤였다. 하기에 최근에는 아예 공연장에 발을 들여놓지 않는다.

그러나 북수동 274번지는 시도부터가 남달랐다. 간결한 무대에 작곡된 음악, 그리고 작창(作唱), 이가현 작가가 대본을 쓰고 서어진이 작창했으며, 송준영 작곡에 김진우의 연출로 만들어졌다. 여기에 음악감독인 고수 송문수, 가야금 박이슬, 대금 황인선, 피리 김한길, 해금 유선경, 신디사이저 한수진 등이 음악을 담당했다.

이야기는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이야기를 소재로 했다. 우시장에 일을 보기 위해 길을 떠난 부자가 헤어졌다 만나고, 그런 와중에 일어나는 이야기들이다. 그런 밋밋한 스토리를 판소리 창법과 국악가요 풍의 소리를 적당히 배합하고 1인 창자가 아니리, 발림, 소리까지 소화해 내면서 70분간을 끌고 나갔다.

간단한 무대설치와 적당한 음악, 그리고 배우의 무대와 관객을 넘나들며 관객과 같이 대화하고 호흡하여 극을 이끌어나가는 진행. 관객들은 박수를 치지 말라고 해도 절로 흥에 겨워 박수를 친다. 관객 스스로가 배우가 되었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인가 관객이 객석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는 점과 가끔 효과음을 필요이상으로 사용해 창자의 소리가 묻혔다는 점 등이다.

하지만 난 아트컴퍼니 달문의 ‘북수동 274번지 - 수원의 옛길을 걷다’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많지 않은 제작비를 갖고도 훌륭한 무대를 만들어 낸 그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그들의 차기 작품에 한껏 기대를 걸고 기다린다.

하주성 기자  rja4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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