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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7 가을문화역사기행가을 속으로 들어간 절 한국민속촌 금련사

가을이 되면 꼭 찾아가는 곳이 있다. 언제인가? 가을에 이 절을 한 번 찾아간 후에 낙엽이 경내에 굴러다니는 그 정경을 잊지 못해 이 계절이 되면 아무리 일이 바빠도 꼭 한 번은 찾아간다. 경기도 용인시에 소재한 한국민속촌은 우리나라 사람은 물론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 한국민속촌 한편에 절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리 흔치 않다. 사람들은 이 절을 찾기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왕래하는 길을 찾아 이동을 하기 때문이다.

금련사는 사계절에 다 아름답다. 하지만 가을에 만나는 금련사는 그 정취부터 남다르다. 민속촌을 찾아갈 때마다 가장 먼저 들리는 곳이 금련사인 이유도 알고 보면 가을을 가장 아름답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민속촌의 왁자한 사람들 틈에서 벗어나 조용히 사색에 젖기 좋은 곳, 금련사는 바로 그런 곳이다.

민속촌 매표소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좌측으로 난 길이 있다. 그곳을 걸어 조금 지나면 길가에 석인이 서 있는 모습을 마주한다. 그 안쪽 약간 안으로 길을 잡아 들어가면 일주문이 나오고 현판에는 ‘무봉산 금련사’라고 적혀있다. 일주문을 지나치면 길가에 떨어진 낙엽을 치우지 않아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널린 낙엽 밟는 소리가 행복한 곳

일주문을 지나면 낙엽 길이 펼쳐진다. 나는 가을이 되면 반드시 한 번은 이곳을 찾아 낙엽 밟는 재미를 느끼고는 한다. 그저 일부로 그리 펼쳐놓은 것은 아니지만 발을 땔 때마다 ‘바스락’하는 소리가 즐겁다. 그렇게 걸음을 옮기다가 보면 천왕문을 만나게 된다. 일주문에서 천왕문까지는 그리 멀지 않은 길이지만 그 안에 각가지 가을의 색을 만날 수 있다.

금련사는 아미타여래를 주불로 모시고 있는 절이다. 그 외에 우리의 토속신인 칠성과 산신을 함께 봉안해 놓았다. 아미타여래는 서방정토의 극락세계에 있다는 부처의 이름으로 부처를 믿고 염불하면 죽은 뒤에 극락정토에 태어나게 된다고 전한다. 아미타불은 한국 불교에서 가장 뿌리가 깊고 광범위하게 민중의 신앙심을 이끌어온 신앙의 대상이다.

칠성은 인간의 수명장수를 관장하는 신이며, 산신은 산중의 수호신으로서 영력을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무리 작은 산이라고 해도 산신이 있다고 한다. 하기에 과거에는 마을마다 정월이나 음력 10월에 정성을 다해 산신제를 올리고는 했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과거 마을 공동체 제의식의 하나이다.

대전 유성에서 옮겨온 절 금련사

금련사 법당인 극락보전(極樂寶殿)은 외 7포, 내 9포의 다포전각이다. 이 극락보전은 조선말기에 대전광역시 유성에 세워졌던 사찰의 법당을 이건한 것이다. 원래 화려한 금단청 (錦丹靑)이었으며 이건 후 외부만 개채(改彩)하고 내부는 원래의 단청을 그대로 두었다.

금련사 경내에는 일주문과 객사인 하마정, 사천왕을 모신 천왕문, 운판과 목어, 북이 달려 있는 자금광루, 종각, 법문을 펴는 안심료, 칠성을 모신 칠성당, 아미타불이 모셔진 극락보전, 산신이 모셔진 산신각, 요사채인 염불당과 수광당 등의 건물과 돌장승, 부도, 삼층석탑, 석등, 돌당간, 돌수조, 연못 등이 있다.

가을이 깊었다. 가을만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병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그저 한 자리에 있다는 것이 미안스러울 정도로 나돌기를 좋아한다. 춥지도 덮지도 않은 가을, 기거다가 아름다운 단풍까지 물들어 있다. ‘금상첨화’란 바로 이런 계절을 일컫는 것이나 아닌지. 그래서 가을이 되면 가까운 곳이라도 찾아 나선다.

해우소가 이렇게 멀어서야

수광당과 칠성각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오르면 공덕암이라는 암자가 나온다. 그리고 앞으로는 텃밭과 해우소가 있는데, 이 해우소 역시 한 칸으로 지어진 전형적인 해우소다. 밖에서 보면 해우소라기 보다는 아름다운 목조건물 같이 조성이 되어 있다. 이 해우소를 보면 그저 아무도 없는 곳에 혼자 앉아 잠시 동안이나마 사색에 젖고 싶다. 그런 분위기에 딱 맞는 ㅎ해우소이기 때문이다.

일주문을 지나 들어가면 숲길이다. 그 길을 걸으면 발에 밟혀 바스락거리며 부서지는 낙엽을 들여다본다. 이 길에 만일 낙엽이 없이 깨끗하게 청소가 되어있다고 하면 어떤 분위기일까? 아마 금련사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다. 이 경내에 수북하니 쌓인 낙엽으로 인해 금련사라를 이름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한 무리의 외국 여행객들이 주말을 맞아 찾아 온 금련사. 활기가 넘치는 경내에는 어느새 저만큼 가을이 내려앉았다.

수광당과 안심료 뒤편에는 연못이 있다. 연못에 물이 푸르다. 가을 쌀쌀한 날씨에 연못의 물도 추위를 타는 것일까? 대나무 잎들도 바삭하니 소리가 날 것만 같다. 연기를 내뿜고 있는 굴뚝이 오랜만에 찾은 방문객들을 환영하는 듯하다. 산길을 올라 만나는 공덕암. 한편은 마루로 트여져 있어 한 여름 이 마루에 앉아 독서삼매경에 빠진다면 또 다른 즐거움이 주지는 않을까? 공덕암 앞에 텃밭은 벌써 정리가 되어있다. 해우소가 마치 목조 전각이라도 되는 양 보인다.

한국민속촌 안에 있는 아름다운 절 금련사. 사시사철 그 풍광이 달라 자주 찾는 곳이다. 천년 시간은 보내지 못한 고찰이아니라고 해도 그만큼 고풍스런 멋을 느낄 수가 있는 곳이다. 이 계절, 낙엽 떨어지는 주말에 금련사를 찾아가면 깊은 산 속에서 느껴볼 수 있는 정취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이 가을, 한국민속촌을 한 바퀴 돌이보자

가을에 한국민속촌을 찾아가보자. 그 안에서 우리의 옛 정취를 맛보고 우리 선조들의 삶의 모습을 찾아내보자. 난 가을이 되면 한국민속촌을 찾아가 내가 한국인임을 느끼고 선조들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그 안에서 만나게 되는 모든 것들이 우리가 오래도록 전승해 온 것들이기 때문이다.

가을에 만나기 되는 한국민속촌과 무봉산 금련사. 난 그곳을 찾아 올해의 또 다른 가을을 만나고 싶다. 그리고 발밑에서 바스락거리는 낙엽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굳이 먼 곳을 찾아가지 않아도 금련사라면 충분히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차분히 나를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가을에 멀리 나들이를 갈 시간이 없어 가을을 그냥 지나치려나보다 하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운치있는 가을을 만날 수 있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이곳을 자주 찾아올 것 같아요. 주말이라 사람들이 많기는 하지만 평일에 찾아오면 정말 깊은 산사에 온 듯한 분위기에 젖을 수 있을 것 같네요”

함께 동행한 지인도 이 가을 무봉산 금련사의 정취에 빠져 들었나보다. 사람의 느낌이란 누구나 같은 것이기에 이곳을 보고 어찌 그냥 가을을 논하지 않으리오. 난 가까운 곳에 이렇게 깊은 산사의 느낌을 온전히 받을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이 늘 감사한다. 가을이 내려앉는 것을 보려거든 한국민속촌 금련사를 찾아가보자.

하주성 기자  rja4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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